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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학

이글스의 2대 감독 김영덕

by 휴버트 2022. 11. 9.

OB 베어스를 이끌고 대전에서 한국프로야구 초대 우승을 달성했던 김영덕 감독이 1988년 이글스의 2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2세로 일본프로야구 난카이 호크스에서 5년간 활약한 경험이 있다. 귀국 후에는 실업야구팀 해운공사, 크라운맥주, 한일은행에서 뛰면서 퍼펙트 게임, 노히트 노런, 3차례의 0점대 평균자책점 등 숱한 진기록을 남겼고 한일은행과 장충고를 거쳐 북일고에서 감독을 역임했다. 1982년에 프로야구가 출범하자 OB 베어스의 감독으로 취임해 첫해 전반적으로 뒤처지는 전력에도 불구하고 전기리그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 라이온즈를 꺾고 역사적인 첫 우승을 이루어냈다. 1983년 시즌 뒤 OB 베어스가 앙숙 관계를 이루게 했는데, 그것은 그해 OB 베어스의 한국시리즈행을 막기 위해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일으킨 고의패전 해프닝과 극적인 한국시리즈 역전패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1986년 끝으로 '객지생활의 피곤함'을 토로하며 삼성 라이온즈의 지휘봉을 놓았고, 1년 뒤 집이 있는 충남 지역을 연고로 하는 빙그레 이글스의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빙그레에서의 6시즌 동안 5번 포스트시즌에, 4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업적을 이루었지만 끝내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1993년 시즌 뒤 퇴진하면서 지도자 인생을 사실상 스스로 마감했다. "제가 82년도에 OB 베어스 창단 감독을 했지 않습니까. 만일 한국 화약이 프로야구 출범 때문에 팀을 만들었으면 무조건 갔어요. 86년도가 제가 삼성 감독 마지막 해예요. 그해 언젠가 북일고등학교의 어떤 분이 대구에 내려오셨어요. 내려오셔가지고 '지금 김승연 회장님께서 김 감독 오는 걸 원하신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배성서 감독이에요.배성서 감독은 저하고 한일은행에서 배터리를 한 사이입니다. 제가 피처하고 배성서가 캐처를 봤어요. 그래서 그분한테 '배성서가 계약이 언제까지입니까?' 히거 물어봤더니 87년까지라는 거에요. '그럼 1년 더 시키십시요. 제가 여기 86년에 끝나고 87년부터 감독을 안 하겠습니다. 배성서에게 1년 더 기회를 주고 87년 끝나면 제가 88년부터 가겠습니다'라는 약속을 했습니다. 아무리 제가 감독 욕심이 난다 하더라도 지금 있는 후배를 밀어내고 감독은 못 합니다. 그래서 제가 약속을 지키고, 제가 일 년을 쉬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88년부터는 빙그레 감독으로 간 겁니다." -김영덕 이글스 감독- 구단의 재계약 의사는 분명했고, 김영덕 감독의 설명이 충분히 납득이 된 것도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김영덕 감독의 뜻은 완고했다. 결국 김영덕 감독은 약속대로 1년을 야인으로 지냈다. 그리고 1987년 10월 빙그레 이글스는 3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초대 배성서 감독의 뒤를 이어 김영덕 감독을 제2대 감독으로 임명하고, 강병철 수석코치를 영입해 새로운 코칭스태프를 구성했다. "77년도 가을부터 제가 북일고에 가서 연습을 했습니다. 그런데 대전고, 공주고, 북일고, 그 세 학교가 꼭 대전에서 충남지역 예선을 하는데, 대전고등학교는 못 이기는 거에요. 대전 심판들이 전부 다 대전고등학교 편이었거든. 나가면 깨지는 거에요. 그러니까 학교에서는 좀 말이 많겠어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가지고 제가 사표를 던지고 서울로 올라와 버렸어요. 그런데 얼마 뒤에 학교에서 연락이 와가지고, 회장님께서 한 번 보자고 하신다고 그래서 회장님을 만나뵈러 갔지요. 회장님이 '김 감독, 내가 이 많은 기업체를 갖고 있는데 당신 성적 못 냈다고 해가지고 쫓아내겠소?' 하면서 '걱정하지 말고 소신 있게 하라'고 하시는데, 저는 인간적으로 너무 고마운 거에요. 지금도 그 분 말씀을 들으면 눈물이 나네요. 너무 고마워서 '회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해가지고 다시 시작한 겁니다. 인간적으로 제가 존경해야 할 분이구나. 대그룹의 회장님이 일개 감독한테... 그 일을 계기로 해가지고 제가 정말 김종희 회장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되겠다 해서 더 열심히 하게 됐어요. 그래서 80년도 봉황기 결승 때 회장님이 참 좋아하셨어요. 우리 선수단 전체를 본사에 불러주시고... -김영덕 감독- 김영덕 감독과 함께 수석코치로 영입된 강병철 역시 1984년에 롯데 자이언츠 감독으로서 바로 김영덕 감독이 이끌던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기적적인 역전 우승을 일군 적이 있는 거물급 지도자였다. 우승이라는 업적에도 불구하고 롯데 자이언츠 구단 고위층과의 갈등 때문에 야인으로 나와 있던 강병철 감독은 김영덕 감독의 부름을 받고 빙그레의 수석코치 겸 타격코치로 합류했던 것이다. 결국 김영덕 감독은 천안 북일고에 창단 3년 만에 봉황기 우승을 안겼고, 이리역 폭발 사고의 여파를 수습하느라 자신의 생명마자 갉아먹어가며 고통스런 과로의 나날을 보내던 김종희 회장에게 짤막한 즐거움 한 가지를 선물할 수 있었다. 모기업 창업주와의 그런 인연은 그 아들인 김승연 회장의 대까지 이어졌고, 결국 1988년부터 빙그레 이글스의 2대 감독을 맡게 됐던 것이다. 당시까지 김영덕, 강병철, 김응용 뿐이던 우승경력 감독 중 2명을 끌어들여 구축한 빙그레 이글스 코칭스태프는 가히 '초호화'급이라 불릴만했다. 그리고 김영덕 감독과 강병철 수석코치는 단지 이름값만이 아니라 각기 투수와 야수진 운용에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발휘했다. 팀 내 충청권 출신 선수들과 비충청권 출신 선수들의 융합을 위해서도 서로의 손이 닿지 않는 영역을 맡아 리더 역할까지 병행하며 시너지를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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